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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을 한가로이 노닐다

맛.여행

by 태양광모듈.인버터 2017. 2. 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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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향기, 물 내음 폴폴 풍기는
세미원을 한가로이 노닐다
 
 
경기도 양평에 자리한 세미원엔 사계절 내내 풀 향기와 물 내음이 폴폴 풍기는 장소가 있다. 그 짙고 싱그런 향기를 맡으러 세미원의 자랑거리인 수련전시관을 찾았다.
 
 
세미원_메인1.jpg
 
 
 경기도와 양평군이 올해 완공을 목포로 70억여 원을 들여 두물머리 일대 20여 만㎡에 ‘물과 꽃 그리고 시가 흐르는 연꽃 단지’ 세미원을 조성했다. 세미원(洗美苑)이라는 이름은 장자(莊子)의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 즉 ‘물을 보면서 마음을 깨끗이 씻고, 꽃을 보면서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라는 말에서 따왔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호젓하게 흐르는 두물머리에 이웃한 세미원은 이름이 가진 뜻처럼 깨끗한 물이 지천으로 흐른다. 그리고 그 물을 배양 삼아 푸른 식물과 오색의 꽃이 가득하니, 바라보면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다. 
여름이었다면 홍련과 수련이 사방팔방에서 커다란 봉우리를 터뜨렸을 테지만, 아직은 갓 싹을 핀 줄기와 잎사귀가 듬성듬성 보일 뿐이다.
‘꽃과 물의 정원, 세미원’이라는 팸플릿이 다소 멋쩍을 만큼 물은 있으나 만개한 꽃은 볼 수가 없다. 이렇게 적막한 강과 생기를 잃은 풍경을 바라보며 산책을 하다, 수련전시관을 발견하곤 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토록 갈구했던 푸릇푸릇한 향기가 오감을 사로잡는다. 
우선 후각이 제일 먼저 반응한다. 비릿한 물 내음이 코를 통해 전해지고, 그 다음으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파릇한 풀과 꽃이 사이좋게 모여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문 하나 사이로 이곳은 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따뜻한 온기가 가득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더욱 장관이다. 작은 시냇가처럼 꾸며진 이곳에 지금은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빨래판들이 징검다리처럼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빨래하는 아낙네를 떠올리며 온실 안쪽의 또 다른 문을 열자, 이번엔 열대우림에서나 느낄법한 기운이 확 밀려온다. 수련전시관의 묘미는 바로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겨진 작은 세상을 찾아내는 것이다. 성인 팔 길이 정도의 탑과 그 아래에 둥지를 튼 새끼손톱만한 풀은 서쪽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신비한 사원을 닮았고, 온실 중앙을 가로지르는 작은 물줄기와 그 안에 떠다니는 수중식물은 아마존을 유람하는 배를 연상시킨다
 

세미원_소컷_(2).jpg  
 
수련전시관에서 예기치 못한 푸른 세상과의 조우를 마치고 두물머리 산책로를 걷는다. 운무가 옅게 낀 강을 바라보며 중간쯤에 도착하니 세미원에서 운영하는 석창원이 나온다. 석창원에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규칙을 듣게 된다. 우선 내부에서 대화를 나눌 수 없다. 그리고 사진 촬영이 금지되고 굽 높은 신발은 고무신으로 바꾸어 신고 들어가야 한다. 석창원은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그냥 도서관이 아니다. ‘자연사랑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적당하겠다. 
석창원 역시 세미원의 여타 장소처럼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그 주위에 각종 나무와 풀이며 꽃이 자리한다.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자연에 관련된 책들이 나무로 지어진 정자와 등받이 의자 옆에 마련되어 있다. 아늑한 석창원에서 책을 읽고 두물머리로 향한다. 드라마, 영화, 광고 촬영지로 유명한 두물머리의 봄은 아직은 한산하다. 세미원과 석창원과는 달리 아직 푸른 기운은 약하다. 그러나 강가에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 잡초들을 보니, 곧 봄이 완연하게 찾아올 듯하다.
글·사진 장병목 기자
 
Info 
자가운전 6번 국도 양평 방향으로 신양수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진입하여 양수리 방향으로 500m 직진. 
대중교통 청량리에서 양수리행 2228번을 타고 종점 하차, 강변역에서는 2000-1을 타고 문화체육공원 하차.
개관시간 하절기 09:00~
18:00, 동절기 10:00~16:00,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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