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지성, 코임브라 대학교를 가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과 포르투갈 내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방문하는 또 하나의 도시 포르투 사이에 위치한 코임브라는 포르투갈의 지성을 대표하는 최고의 대학인 '코임브라 대학교(University of Coimbra)'가 위치하고 있어 도시 자체의 이름만으로도 명성이 높다.
1290년, 포르투갈 최초의 대학으로써 디니스 왕이 리스본에 설립한 이 대학은 1537년 지금의 코임브라로 이전하면서 대학도시로의 면모를 더욱 확고히 다지게 되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 덕분에 지금껏 유럽 내에서도 가장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학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그 명성에 걸맞게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분야의 유명인들을 많이 배출해 내기도 했다. 대학이 지어진 시기부터 1557년까지 대학 최고의 번성기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지금의 코임브라 대학교 캠퍼스는 크게 구대학과 신대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관광객은 무조건 구대학을 먼저 방문한다. 코임브라 대학교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학을 방문하기 전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살짝 걱정을 했으나 고맙게도 28번 버스는 언덕 위에 위치한 대학가 앞으로 나를 데려다주었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 대학 투어에 대해 물으니 입장권을 먼저 사라는 주문을 한다. 1인의 가격 9유로를 지불하고 나니 티켓을 준다.
그 티켓을 손에 들고 구대학교의 교정 안으로 당당히 입성! 들어가자마자 나오던 함성은 오버가 아닌 리얼이었다. 화이트톤의 거대한 ㄷ자형 건물들 사이로 내려다 보이던 시가지의 풍경과 한눈에 들어오던 몬데구 강의 평화로움, 도시를 가득 메운 낭만 가득하던 주황빛 지붕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 어느 관광지보다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더욱이 1537년 코임브라로 대학이 이전한 이후부터 대학교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 알카 소바 왕궁(Royal Palace of Alcacova) 또한 그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대학은 크게 세 개의 캠퍼스로 나누어져 있고, 구대학의 중심인 시계탑을 중심으로 체육관, 연구소, 성당, 식물원, 박물관, 학생회관, 학생식당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캠퍼스 안에서 현재 재학 중인 학생 수만도 2만명이 훌쩍 넘는다고 하니 가히 대학도시라 불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대학 설립자인 디니스 왕과 주앙 3세의 동상이 눈에 띄지만, 대학 캠퍼스 투어 중 단연 으뜸이었던 곳은 조아니나 도서관(Biblioteca Joanina)이다.
바로크 장식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12~16세기부터 수집해둔 책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오래된 책들이 뿜어내는 특유의 향기와 아우라는 단연코 입장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천장의 프레스코화는 심지어 종교적인 장소인 것처럼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실제 대학 투어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입장을 하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 방문하고 나면 그 긴 줄을 참아야 했던 이유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기대치 못했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취해 대학 안을 돌다보니 어느덧 배가 출출해진 시간. 학생회관 내의 학생식당을 찾았다. 포르투갈 국기의 색으로 꾸며진 모던한 식당도 신선했고, 외부 유적을 그대로 내부에서 감상할 수 있게 통유리로 꾸민 식당 또한 인상적이었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평범하게 꾸밀 수도 있는 공간이지만 그들의 센스와 감각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교정 안에서 잠시나마 코임브라 대학교 학생의 기분을 만끽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그곳에서의 한 때. 어찌보면 포르투갈을 여행했던 열흘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도 눈이 호강했던 시간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지금 누군가에게 포르투갈 여행을 권한다면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도시가 되어버린 건지도!
INFORMATION
- 도시이동 : 포르투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 대학방문 : 시외버스 터미널 앞 버스 정류장에서 28번 타고 코임브라 대학 하차
- 입장료 : 9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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