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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찾아가는 여행] 인천 용유도 맛집

맛.여행

by 태양광모듈.인버터 2017. 2. 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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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찾아가는 여행
고속도로는 쌩쌩, 그러나 줄 서서 먹는

인천 용유도 맛집  
 
서울에서 막히는 일 없는 싱싱 달리는 신공항고속국도는 드라이브 길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바닷길을 가로지르는 드라이브만 즐겼다면 그 진가를 반만 아는 것. 드라이브 길 끝에 최강 맛집이 있다. 지금까지 길들여진 바지락 대여섯 개 들어간 쩨쩨한 해물칼국수는 잊어라! 
 
지역을 가릴 것 없이 바닷가가 있는 곳이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당이 바로 해물 칼국숫집이다. 보통은 칼국수 위에 조개나 작은 새우 몇 마리가 올라가 있다. 대개 맛이 평준화되어 몹시 나쁜 곳도 별로 없고 또 그리 훌륭하달 것도 없어서 자연 그에 대한 기대치도 줄었다. 
그런데 인천 용유도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식당가에서 ‘심 봉사 눈이 번쩍 뜨이듯’ 깜짝 놀랄 만한 칼국숫집을 세 곳이나 발견했다. 여기에 덤으로 진짜 100% 자연산 회만 고집하는 횟집도 안면을 텄다. 네 곳의 맛집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갑자기 뭔가 든든히 저축을 해놓은 듯 부자가 된 기분이다. 이 보물 같은 맛집을 귀띔해준 사람은 신공항하이웨이에 근무하는 김창근 차장이다. 그가 영종도에서 10여 년 근무하며 그동안 점찍어놓은 한결같은 맛집이라며 자신 있게 추천해주었다. 
그러나 이곳들의 단점이 있으니,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아서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칼국수 동네가 개발되어 올해 중순 이후에는 어딘가로 이사를 해야 할 처지라 어쩌면 이렇게 푸짐한 맛을 볼 수 있을 날이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 아무튼 이래저래 맛을 보고 싶다면 서두르자.
 

조개구이보다 조개가 더 많다!
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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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이 먹는 칼국수 중(中)자가 3만5000원, 4~5인이 먹는 대(大)자가 4만원. 
흔히 칼국수 하면 ‘서민들의 먹을거리’라는 고정관념이 붙는데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가격에 잠시 멈칫한다. 어떤 칼국수가 나오려나 하고 있으니 특이하게도 칼국수가 준비되기 전에 보리밥이 먼저 나온다. 마침 함께 차려진 열무김치, 굴 생채 등을 넣고 비벼 한 술 떠보니  맛이 꽤 괜찮다. 그런데 주인장은 이것으로 배를 채우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그리고 곧이어 등장한 진짜 주인공 칼국수의 내용물을 보고 그 뜻을 알았다. 
그 옛날 고봉 가득 채운 머슴밥처럼 입이 딱 벌어지게 푸짐하다. 그 면면을 살펴보니 조금 전 가격 때문에 생긴 의아한 마음이 단박에 풀어진다. “이걸 정말 두세 명이 먹어요?”하고 주인장에게 물어볼 정도로 엄청난 양인데다 싱싱한 동죽에 굴, 가리비, 대하, 홍합, 바지락, 황태가 넘실대고, 그 안쪽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까지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그 어느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해물의 양이다. “요 주변에서 안 나는 가리비랑 전복만 사오는 거지, 나머지는 다 요기 앞바다에서 채취한 거예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손옥희 사장은 시간만 나면 갯벌에 가서 좋은 해산물을 직접 캐서 이를 이용한단다. 
때문에 “여태 장사하면서 진짜로 우리 집에 온 손님 중에 불평하신 분이 없어. 조개구이 집보다 조개가 더 많다고들 하시며 가시지” 하는 자랑도 전혀 스스럼없다. 양심껏 드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해산물을 듬뿍 넣자는 것이 이 집의 기본 방침이란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 데다 조미료를 전혀 치지 않은 국물 맛은 흠잡을 데 없이 개운하다. 밀가루가 익을 때의 텁텁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좋다. 가장 반가운 것은 면을 직접 만들었다는 점. 덕분에 일반 기계 칼국수와는 비교할 수 없이 쫄깃하고 식감이 좋다. 이 칼국수에 역시 매일 아침마다 직접 담근다는 배추겉절이를 놓고 크게 한입 먹는 맛이란! 한 상 가득 차려진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주소 인천시 중구 덕교동 188 
가격 바닷속칼국수 大 4만원, 中 3만5000원  
문의 032-746-3838  409-126-2635
 
소박한 가정식 해물칼국수
 
 
 
우리밀칼국우리밀칼국수(4).jpg
 외식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환영 받는 식당의 1순위는 무얼까? 아마도 틀림없이 이런 말이라면 100% 혹할 것이다. “거기 집 밥 같은 맛이야.”
많은 식당에서 먹는 음식을 가지고 몹쓸 장난을 하거나 눈속임이 있다 보니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엄청나게 거창한 메뉴가 아니라도 집에서처럼 정직하게 정성이 들어간 요리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우리밀칼국수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바로 그 점이다. 우리 밀을 사용하여 직접 손 반죽을 해서 국수를 만들고 양념 하나도 정직하게 사용한다.
 “칼국수가 뭐 특별한 게 있나요? 김치 맛있고 해물 싱싱한 거 쓰면 별다른 게 필요 없어요. 양을 많이 달라고 하시면 푸짐하게 더 퍼드리고.” 김연희 사장은 담담하게 말을 하지만 어찌 보면 그 속에 필요한 요소가 다 들어가 있다. 이곳 역시 동네 앞바다에서 직접 캐거나 이곳에서 난 조개만 구입하여 싱싱한 조개를 사용한다. “조개가 수족관에서 살아 있는 것을 써서 정말 싱싱해요. 여기는 먹다 보면 조갯살이 껍데기에서 다 떨어져 밑에 수북이 깔려 있어요. 싱싱한 조개들이 원래 그래요.”
음식이 이러한 데다 식당 역시 김연희 사장이 나고 자란 바로 그 집이다. 실제 살고 있는 집을 개조하여 총 16개의 테이블을 놓고 식당을 하는 탓에 소박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제대로 ‘집’ 같다. 메뉴는 칼국수와 해물파전 딱 두 가지다. 
주소 인천시 중구 덕교동 163-3 가격 해물칼국수 6000원, 바지락칼국수 1만5000원, 해물파전 1만원
문의 032-746-3211  402-111-2635
 

줄 설 각오를 하고 가는 식당
황해해물칼국수

황해해물칼국수-누끼.jpg
 
 
을왕리 해변 일대에 해물칼국수 붐을 일으킨 주인공. 벌써 그 세월이 10년으로, 칼국수 맛집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맨 처음 가정집의 방 하나를 개조하여 시작한 것이 이제는 너른 집 전체의 방이며 마루 할 것 없이 23개의 테이블에 손님들이 꽉꽉 들어찬다. 전통이 있는 만큼 단골손님도 꽤 많아 주말이면 대기표 번호가 100번을 넘어서기도 한다는 전설의 맛집이다. 
“무작정 2시간이나 기다려주시는 분들도 있어 대기 장소를 따로 만들고 싶어도 식당 앞이 찻길이라 여의치 않아요. 죄송한 마음뿐이죠.”
처음에는 칼국수와 파전을 함께 했으나 칼국수 손님이 너무 많아 현재 파전은 메뉴에서 빠진 상태. 오직 해물칼국수 하나뿐이다. 칼국수의 육수는 다년간에 걸쳐 수없이 시험해본 결과 지금은 다시마로만 깔끔하게 맛을 내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단다. 담백한 국물에 싱싱한 재료로 꽉 찬 푸짐한 칼국수가 고맙게도 6000원!  
주소 인천시 중구 덕교동 128-1 가격 해물칼국수 6000원, 전복   4마리 추가 1만2000원, 낙지 추가 시가 문의 032-746-3017 
 395-075-2635
 

진짜 자연산 회의 맛은 이런 것
논머리

논머리.jpg
 
 
을왕리에서 조금 더 들어가 무의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회타운이 죽 늘어서 있다. 바닷가 항구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런데 이곳엔 어디서나 볼 수 없는 기특한 횟집이 한 곳 있다. 바로 100% 자연산 회만을 고집한다는 논머리이다. 
“이 식당이 저의 아버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겁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꼭 자연산 회만을 고집하셨어요. 절대 손님을 속이시지 않으시고요. 그런 아버지를 본받아 저도 그 자부심 하나로 이 가게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추연수 사장은 우직하게, 그러나 또박또박 힘을 주어 이렇게 말한다. 100%를 유지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고 상업적인 면으로도 메리트가 없지만, 추 사장은 ‘논머리’라는 간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계속할 예정이란다. 그런 이유로 그날 들어온 횟감이 떨어지면 바로 문을 닫을 뿐만 아니라, 태풍이 불거나 장마가 계속되는 등 조업 상태가 좋지 않은 이유로 재작년엔 최장 한 달간 문을 닫은 일도 있단다. 횟감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해 직접 운영하는 배가 2척이나 있고, 잡은 고기를 이곳에만 독점 공급하는 어선도 6~8척이나 된다. 여기에서 그는 수협보다 1.5~2배 정도 비싼 가격에 물건을 받는다. 유통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니 좋은 물건 빨리 받아 신선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터. 
추 사장은 곁음식으로 나와 있는 생굴을 가리키며 “굴 하나 깔 때도 정성이 들어가야 해요. 우리는 이 동네에서 제일 잘 까시는 분한테만 꼭 부탁해요”라고 한다. 이 정도면 이 식당을 단순한 돈벌이로만 생각하지 않는 그의 진심이 충분히 느껴진다. 자, 그렇게 정성이 가득 담긴 회가 한 상 차려졌으니 맛을 보자. 그 맛이야말로 추 사장의 마음만큼 감동적이다. 자연산 회라고 해서 엄청나게 값을 비싸게 붙이지 않은 것까지 꽤 마음에 드는 식당이다. 
주소 인천시 중구 운서동 2855
가격 우럭·농어·광어·도다리 8만원, 참도다리 9만원, 활어 모둠 中 7만원 
문의 032-751-8844  420-042-2635
글·사진 송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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