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08 06:39 | 수정 : 2016.07.08 06:47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두번째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첫 특허 소송을 낸 지 두 달도 채 안돼서다. 최근 화웨이는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에도 특허 소송을 내는 등 글로벌 회사를 상대로 ‘특허 전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6일 광둥성 선전과 푸젠성 취안저우 중급법원에 삼성전자가 자사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8000만위안(약 140억원)과 소송비용 50만위안(약86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 특허 핵우산론 하에 전방위 공세 펼치는 화웨이
화웨이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 갤럭시J5 등 모두 16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1,450,000원▲ 29,000 2.04%)가 휴대전화 폴더 내 아이콘과 위젯 디스플레이 방식에 대한 화웨이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6일 삼성전자를 상대로만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다. 이날 화웨이는 미국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도 자사의 LTE 특허를 무단 도용했다며 텍사스주 동부지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T모바일이 14건의 LTE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2014년 T모바일에 지식재산권 크로스 라이선스(교차 특허) 협상을 요구했으나 T모바일이 이를 거부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화웨이는 4세대 이동통신표준 관련 특허 11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이나북부 연방지방법원과 중국 선전 인민법원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부터 갤럭시S7시리즈, 갤럭시 노트 전 시리즈, 갤럭시 탭2 이후부터 삼성전자의 태블릿 모든 제품이 화웨이의 LTE 통신 특허권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전방위 특허 공세에 대해 화웨이가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의 ‘특허 핵우산’ 전략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런 회장은 기업끼리의 특허 공유를 통해 다른 기업으로부터 제기될 특허침해 소송을 방어하는 거대한 ‘특허 핵우산’을 형성하자고 주장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화웨이로부터 특허 공세를 받은 기업들이 결국엔 화웨이와 손잡고 화웨이의 특허 핵우산 안에 들어가는 것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의 최종 목적도 삼성전자를 화웨이의 특허 핵우산 안에 들어오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자체 보유 특허 뿐 아니라, 애플 퀄컴 에릭슨 등과 특허 사용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거대한 지재권 핵우산을 만들어 가고 있다.런 회장은 지난 5월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지재권 핵우산을 만들어 상호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많아졌다”고 말한 바 있다.
화웨이는 글로벌 기업과의 소송을 통해 지명도를 끌어올리는 다목적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 (IT)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박준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화웨이가 삼성전자, T모바일 등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소송전을 벌임으로써 경쟁사 견제와 소송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에 제기한 첫 소송과 두번째 소송의 차이점은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첫번째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통신 특허 일부를 ‘표준 특허(SEP)’라고 주장하며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특허란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같은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정한 표준 기술에 포함된 특허를 의미한다. 한 기업의 특허가 표준특허로 채택되면, 다른 기업들은 회피 설계가 불가능해 해당 기술을 이용해야만 관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소송에서 주장한 특허는 표준 특허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첫 소송을 제기할 때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제소했던 것과 달리 두 번째 특허에서 중국에서만 소송을 제기한 것은 표준특허가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 이번에 주장한 특허는 휴대전화 폴더 내 아이콘과 위젯 디스플레이 방식에 대한 특허로 2010년 화웨이가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SIPO)에 출원한 것이다.
만약 화웨이가 두 번째 소송에서 이기면, 삼성전자가 만든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 갤럭시J5 등 16개 제품을 중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두번째 소송에서 제기한 특허는 중국 특허청에만 출원된 것으로 보여 표준 특허가 아닐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중국에서만 제품을 팔 수 없게 돼도 큰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 “애플-삼성 특허소송처럼 길어지진 않을 듯”
특허법 전문가들은 첫번째 소송은 삼성·애플 간 특허전처럼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특허법 전문가는 “표준 특허는 스마트폰 제조 과정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기반 기술이기 때문에 침해 여부를 명확히 가릴 수 있다”며 “디자인 특허 침해로 5년째 싸우고 있는 애플과의 특허 전쟁과는 약간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두번째 특허공방도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반도체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사인 데다, 화웨이 측도 협상을 희망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주요 고객인 화웨이와 오랜 기간 갈등관계가 길어지는 것을 원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5년 이상 공방했던 애플-삼성전자 특허 소송전처럼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윌리엄 플러머 부사장도 지난 5월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한 직후 “특허 관련 분쟁은 (소송 대신) 협상으로 해결하는 게 더 좋다”고 말한 바 있다. 법원 판결 이전에 두 회사가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화웨이가 특허 소송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2013년부터다. 2012년까지 단 한차례의 특허소송에도 연루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2013년 미국 벤처기업인 어댑틱스가 화웨이에 제기한 4건의 특허 소송, 2014년 미국 특허관리 전문업체인 파르테논 유니파이드 메모리 아키텍처가 화웨이를 상대로 낸 2건의 특허 소송, 2015년 일본 특허관리 전문업체인 류진 후지노마키가 화웨이에 제기한 4건의 특허소송을 당하면서 화웨이는 특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후 2013년부터 화웨이는 AT&T, 애플, ZTE 등 글로벌 기업과 특허 소송전을 벌여왔다.
한 특허 전문가는 “화웨이는 2013년부터 외부 특허 공격을 받았는데 이때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삼성전자와의 소송전에 십분 발휘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말했다. 이번 특허 소송은 화웨이가 3년 이상 준비해온 전쟁이라는 뜻이다.
화웨이는 1980년대 처음 통신 장비 산업에 뛰어들었다. 매년 매출의 15% 이상을 기술 개발에 투자해 30년 만에 핀란드의 노키아, 스웨덴의 에릭슨과 함께 세계 3대 통신 장비 업체로 성장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애플에 이은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작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3898건의 국제 특허를 출원해 이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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