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기행을 즐기는 사람에게 대구근대문화 골목길은 여행 버킷리스트에 한 줄을 차지할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 거리를 찾아가는 기분이 드는 이 골목은 5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2코스가 가장 인기가 많다. 대구여행 중 묵었던 게스트하우스가 2코스의 백미인 진골목에 있어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 골목길. 코스 중의 코스라 짧은 구간이지만 가장 인상 깊은 골목이었다.
진골목은 '긴골목'의 경상도 사투리에서 생긴 말이다. 대구읍성의 남문이 있었던 구 대남한의원 사거리를 통과해 졸로로 50M 정도 들어서면 우측 편으로 길게 뻗어 들어가는 골목, 진골목. 지금의 진골목은 아마 일부분이 그 골목길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구간이 짧다. 해방전까진 달성서씨들의 집성촌이기도 했다고 한다.
근대문화골목 중요 스폿에는 스탬프가 마련되어 있다. 스탬프를 모을 수 있는 근대문화골목 지도를 미리 준비하면 된다. 숙소에서 친절하게 지도를 받아왔는데 그 지도의 활용도가 이런데 있는 줄 나중에서야 알았던 난 사진으로나마 스탬프를 모아본다. 스탬프를 모을 수 있는 지도는 관광안내소나 게스트하우스에 배포되어 있을 경우 쉽게 구할 수 있다.
진골목을 2코스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이유든 골목의 모습이 그 시절을 가장 가까이 표현하고 있어서다. 근대문화골목 중 가장 좋은 곳을 2코스라고 하는데 2코스의 주요 스폿을 찾아갈 때마다 사실 중간중간 현대적인 모습에 그 맥을 놓치기가 쉬운데 이 골목은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근대라는 시대를 음미하며 걸을 수 있어 좋았다.
그곳을 오랫동안 지켜왔다는 것. 그 세월에 무언가를 느끼고 배워가는 여행. 그런 여행을 찾고 있다면 대구 근대문화골목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낡고 유행에 뒤처졌다고 버려지지만 그런 것들 중 숨을 죽인 채 살아남은 것들이 빛을 발하는 대구 근대문화골목.
진골목 안에는 음식점과 카페가 있어 여행길의 출출함을 이곳에서 해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골목을 빠져나가면 좀 더 새련된 음식점들을 찾을 수 있지만 여행 콘셉트에 맞는 먹거리를 찾는다면 진골목에서 맛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진골목에서 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진골목은 근대문화골목 2코스에 위치하고 있다. 진골목만 보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2코스의 스폿들을 찾아가 보자.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발이 닿는 데로 걷고 싶은 데고 이 골목들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누군가 정해놓은 길이 아닌 나만의 근대문화골목 투어도 대구여행을 값지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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