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소리가 난다 하여 슬도라 불리는 바위섬이 있다. 방어진 12경에 속하는 슬도명파의 주인공이기도 한 슬도. 방어진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거뜬하게 해내는 이 바위섬을 내가 찾았을 땐 아침 작업이 끝나고 잠잠해진 한낮의 어촌이었다.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던 파도소리는 어디로 간 걸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걸으며 사색을 즐기기 좋은 섬으로 기억에 남는 그곳을 추억해본다.
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접근이 가능한 슬도. 그래서인지 섬이라는 느낌보다 작은 포구를 찾은 느낌이 강하다. 바다 건너엔 울산하면 떠오르는 공업도시가 보인다.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한적한 어촌에선 요란스러울 것 같은 그곳의 소음이 닿지 않는다.
어촌의 풍경에 잠시 한눈을 팔다 슬도에 외로이 서있는 등대에게로 다가간다.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다리를 건너면 슬도에 다을 수 있는데 자그마한 섬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등대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지 절로 등대에 가까워진다.
방파제 중간쯤에는 포토존이 있는데 이곳에서 사진을 담으면 슬도의 등대와 멋들어지게 담아진다. 너도나도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기념사진 한 장씩 남긴다.
하얀 등대와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빨간 등대. 그곳까지 가서 건너편의 육지를 보거나 등대를 자세히 보기 위해 사람들이 오간다. 저곳에 가보는 것보다 하얀 등대 밑 그늘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더 운치 있는 것 같다.
방파제 아래에서 무언가 채집하는 동네 주민. 생각보다 물이 맑아 물 밑이 환하게 비친다. 그만큼 먹거리로 쓰일만한 것들이 살고 있나 보다.
슬도에 가기 위해 들리게 되는 섬끝마을. 이곳엔 마을 구석구석 벽화들이 숨어 있다. 마을 입구에 도보여행코스가 담긴 지도를 찾을 수 있는데 이 지도를 참고해서 골목길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다. 골목 안에서 길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진 말자. 그건 지금 골목여행을 잘 하고 있다는 반증이니까. 길을 잃을 만큼 골목에 빠져들다 빠져나오고 싶은 그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면 된다.
골목 안의 벽화들은 마을의 풍경만큼이나 소박하다. 벽화거리를 여행할 때 벽화들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 자기만의 스토리가 담긴 벽화라면 늘 이곳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다시 찾게 되는 바다. 잔잔한 바다가 기억나는 슬도를 다음에 찾게 된다면 난 거문고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그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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