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은 올해 5월 조사 기준 980곳이나 된다. 이중 12월 결산법인은 850곳. 본지는 850곳 에너지 업체의 경영 현황을 분석해 시리즈로 발표할 계획이다. 첫 회로 본지 창간 27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움직이는 심장인 ‘에너지 100大 기업’을 최초 선정해 발표한다. 어떤 기업들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됐는지 에너지 업계 매출 지형도를 살펴본다.<편집자주>
국내 에너지 기업 850곳의 총 매출 규모는 작년 기준 306조351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중 상위 10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277조1597억원이었다. 에너지 전체 기업 매출의 90.5%나 됐다. 앞서 에너지 100대 기업의 매출 외형은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컸다. 해운(海運) 업종 100대 기업의 작년 매출액은 25조8131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100대 기업이라 하더라도 에너지 업종이 해운업 덩치보다 10.7배 더 크다는 얘기다. 조선(造船, 64조1650억원)과 비교하더라도 4.3배나 높다. 에너지 기업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본지 부설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가 850곳이나 되는 에너지 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현황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난 해 기준 에너지 100대 기업에 포함되려면 2180억원이상 매출을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위 100개 기업 중 30곳은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업계 매출 파워 1위 한국전력(19.2%)…SK에너지>GS칼텍스>한국가스공사>S-Oil 순
국내 에너지 회사 중 덩치가 가장 큰 슈퍼 기업은 ‘한국전력공사’였다. 이 회사의 지난 해 매출액은 58조543억원이었다. 에너지 기업 전체 매출 중 19.1%나 됐다. 에너지 업체 매출 5분의 1은 한국전력이 책임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유하자면 국내 에너지 산업은 한국전력이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중·소형 함대들이 편대를 이뤄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회사의 매출 영향력은 2014년 때보다 더 막강해졌다. 지난 2014년 매출 비중은 15.4%였다. 한 해 사이에 3.7%포인트나 에너지 기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파워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한국전력에 이은 넘버2는 석유업을 대표하는 ‘SK에너지’였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27조8069억원. 에너지 업계 매출 포지션은 9.1%였다. 빅3에는 ‘GS칼텍스’가 포함됐다. 지난 해 매출액은 26조8738억원으로, 8.8%의 매출 영향력을 보였다.
이어 4~5위에는 가스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가스공사(25조4819억원)가 포함됐다. 가스공사의 업계 내 매출 비중은 8.3%다. 이어 S-Oil(5.8%)은 에너지 업계 매출 영향력으로 다섯손가락에 드는 기업이었다. 6~7위에는 각각 현대오일뱅크(4.0%), 한국수력원자력(3.5%)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된 7개 회사는 작년 한 해 매출이 10조원이 넘는 에너지 슈퍼 기업에 속했다. 이들 7곳의 작년 매출액만 해도 179조3425억원. 이는 850곳 에너지 기업 전체 매출의 58.5%나 되는 규모다. 매출 랭킹 순위는 2014년과 2015년 모두 동일했다. 그러나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기업의 매출 영향력은 1년 전보다 다소 떨어졌다.
특히 석유와 가스업을 대표하는 회사 매출 하강 곡선이 눈에 띄게 선명했다. SK에너지는 업계 내 매출 비중이 2014년 11.1%에서 2015년에는 9.1%로 2%포인트 낮아졌다. 이외 GS칼텍스(1.5%P↓), 한국가스공사(1.5%↓), S-Oil(1.8%↓), 현대오일뱅크(0.9%↓)도 모두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업계 내 매출 비중이 낮아진 것은 매출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실제 지난 해 매출 10조원 이상 올린 7곳의 전체 매출액은 179조3425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도 229조8358억보다 50조4933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이 무려 22%나 감소한 것이다.
◇삼성SDI(8위), 한국남동발전(10위) 2014년 대비 작년 매출 랭킹 5계단↑…동두천드림파원 신규 진입
매출 10조원 미만 기업 중에는 삼성SDI가 랭킹 8위에 등극했다. 이 회사 지난 해 매출액은 6조6801억원이었다. 업계 내 매출 포지션은 2.2%. 전년도에 4조원대 매출을 기록해 업계 13위를 했던 것에 비하면 한 해 사이 5계단이나 점프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도 5계단 상승해 10위에 등극했다. 남동발전은 형제 기업인 남부발전(11위), 서부발전(12위), 동서발전(13위), 중부발전(14위) 보다 순위가 앞섰다. 앞서 4개 형제 발전사들 작년 매출은 2014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이와 달리 남동발전만 한 해 사이에 4922억원 증가했다. 이런 상승세로 남동발전의 매출 영향력도 1.2%에서 1.6%로 높아졌다.
한전KPS도 2014년 31위에서 2015년 27위로 4계단 전진했다. 작년 업계 매출 비중은 0.4%. 이 기업 역시 한 해 사이 매출이 925억원(8.6%↑)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작년에 매출 1조 클럽에 첫 신고한 에너지회사도 있었다. 동두천드림파워(30위)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전력 계열사로, 지난 2011년 6월 설립된 곳이다.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작년에 매출 1조3억원을 올리자마자 1조 클럽에 당당히 가입했다.
엠피씨율촌전력과 대성에너지 두 기업은 작년에 1조 클럽에서 제외되는 고배를 마셨다. 두 회사 모두 2014년 1조원대 초반 매출 규모에서 작년에 8000억원대로 줄었다. 한 해 사이에 매출 18% 가량 줄어, 재작년과 달리 작년에는 1조 클럽에서 제외됐다. GS그룹 계열사인 GS EPS도 2014년 매출 1조2090억원에서 작년에는 6172억원으로 1년 사이에 덩치가 반토막 나고 말았다. 에너지 업계 매출 랭킹도 2014년 29위에서 지난해는 49위로 크게 미끄러졌다.
◇세방전지 차기 1조 클럽 진입 1순위…에스파워 2014년 246위에서 2015년 41위로 폭풍 성장
축전지 제조사 ‘세방전지’는 에너지 매출 1조 클럽 가입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은 9562억원이었다. 2014년에도 95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조원에 점점 근접해 가고 있는 중이다. 업계 매출 순위도 33위에서 21위로 소폭 전진했다.
에너지 100대 기업 중 순위가 크게 껑충 오른 곳은 ‘에스파워’였다. 복합화력발전소인 이 회사의 2014년 매출은 568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에너지 업계 매출 순위도 284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6320억원으로 한 해 사이에 퀀텀 점프했다. 1012%나 되는 매출이 2014년 대비 2015년에 수직 상승한 것. 이런 영향으로 업계 내 매출 순위도 작년 45위까지 진입하는 진가를 발휘했다.
‘대구그린파워’도 매출 성장세가 눈부셨다. 2014년 439억원에서 2015년에는 3212억원으로 631%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매출 순위도 330위에서 78위로 올라, 100대 기업에 당당히 등극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도 매출 랭킹이 77위(2014년)에서 54위(2015년)로 50위권 안에 진입했다. 윤활기유 제조사로 현대오일뱅크가 6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변압기 제조사인 ‘에이비비코리아’도 2014년 대비 2015년에 매출이 25.7% 매출이 높아져, 매출 순위가 13계단(63위→50위) 올랐다.
◇ 에너지 768곳 매출액 한 해 사이 17.5% 감소…조선(造船) 100대 기업 매출 규모 사라져 버렸다
작년 에너지 기업 총 매출은 전년도보다 1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372조9993억원이던 매출이 306조3510억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 해 사이 감소한 매출 규모만 해도 66조6483억원이나 된다. 이는 조선업계 1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 64조원보다 많은 액수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포함된 지난해 조선 100대 기업 전체 매출이 에너지 기업에서 증발돼버렸다는 얘기다.
업종별로 살펴보더라도 에너지 업계의 17.9% 매출 하락이 심각했다. 조선 업종 10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2014년 대비 2015년에 겨우 1.5% 하락했을 뿐이다. 해운 100대 기업도 5.5% 떨어진 것에 불과했다. 에너지 업계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앞서와 같은 매출 하락에는 석유 관련 업체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에너지 업계 중에서도 석유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매출 비중은 2014년 40.0%로 가장 높았지만, 2015년에는 32.2%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작년도 석유업의 매출 규모는 96조원이었는데, 이는 전년도 140조원보다 44조원 정도 감소했다.
반면 전기업은 2014년 29.2% 매출 비중에서 2015년 34.8%로 5.6%포인트 상승했다. 작년도 전기업체들의 매출 규모는 100조원대 규모였다. 석유업의 매출 추락으로 에너지 기업 파워 주도권도 석유업에서 전기업으로 넘어가고 변화가 일어났다. 가스업도 17.0%(2014년)에서 15.0%(2015년)으로 떨어졌다.
타업종처럼 에너지 업계 역시 매출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은 850곳 중 3.5%에 불과했지만, 매출 비중은 79.6%로 월등했다. 매출 5000억원 이상 되는 대기업까지 포함하면 기업 숫자는 7.1%에 그쳤다. 그러나 이들이 차지하는 업계 내 매출 포지션은 86.1%나 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매출 비중이 ‘9대1’ 구조를 보였다. 850곳 중 80.9%인 687곳은 매출 1000억원 미만 회사였다. 이들의 매출 규모는 겨우 6.7%로 10%도 채 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중 에너지 관련 업종으로 구분되는 8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석유, 전기, 가스 및 기타 에너지 기자재로 구분되는 회사는 980곳이지만 12월 결산 법인 850곳에 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는 각 기업의 최근 2년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850곳의 에너지 기업 중 자사의 매출 랭킹이 궁금하면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문의하면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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