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13일 방한...삼성 부품 사장 잇따라 회동
중국 스마트업체 샤오미(小米)를 창업한 레이쥔(雷軍) 회장이 13일 방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임원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레이 회장이 13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품) 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회동을 갖고 ‘미노트2’ 등 샤오미가 출시하는 제품에 들어갈 반도체 메모리 공급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레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와도 회동해 스마트폰 엣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확대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샤오미 회장의 방한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구매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이 지난해 인도에서 마케팅 행사에 참여한 모습/블룸버그
샤오미가 이달 말 공개하는 ‘미노트 2’는 삼성 갤럭시 S7과 마찬가지로 듀얼엣지 스크린을 탑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듀엘엣지 스크린이 탑재된 폰을 생산하기 위해선 세계 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 (1,464,000원▼ 25,000 -1.68%)의 첨단 반도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샤오미가 눈 여겨 보는 부품은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eMCP(embedded Multi-Chip Package)다. eMCP는 여러 반도체를 따로 쓰는 것보다 속도가 빠르고 디자인도 얇게 할 수 있어 프리미엄 폰을 제작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이다.
- ▲ 샤오미 미노트 / 블룸버그
업계 전문가들은 레이 회장이 방한 중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의 95%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쓰기로 하면서 이 부품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폰에 들어갈 납품량과 내년부터 공급해야 할 애플 납품량을 감당하기도 벅찬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샤오미는 3차원(3D)낸드플래시도 삼성전자 측으로부터 공급 받기를 원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D램 수요를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7에 3D낸드플래시인 256기가바이트(GB)급 UFS(universal flash storage)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 ▲ 3D낸드 플래쉬 / 연합뉴스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샤오미 측에 부품공급량을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샤오미가 판매 부진에 빠지자 당초 약속한 물량보다 주문량을 크게 줄였고 이 때문에 샤오미와 삼성전자의 관계가 나빠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선 중국 시장에서 값싼 제품으로 삼성 스마트폰을 밀어낸 샤오미에 대해 썩 감정이 좋을 리가 없다”며 “최근 샤오미가 당초 약속한 주문량을 대폭 줄이면서 삼성과의 관계는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기간 동안 샤오미의 제품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8% 줄었다.